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가격은 전날(80.62엔)보다 0.41엔 높아진 81.03엔에 거래됐다.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G7 중앙은행의 개입 효과가 나타난 것.
하지만 엔화가 앞으로도 현재 수준에서 안정되리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G7의 개입이 엔화강세를 원천 봉쇄할 순 없다’는 전망과 ‘엔화가 급격히 강세 쪽으로 다시 선회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갈려 있다.
엔화강세를 점치는 쪽은 지난 1995년 한신 대지진 당시 일본정부가 3개월 동안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나서야 엔화강세가 멈춘 것에 주목한다.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엔화강세의 마감은 결국 일본의 해외자금 환류가 마무리되면서 나타났다”며 “엔화 자금의 일본 환류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향후 엔화강세가 재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한신 대지진 발생 이후 엔/달러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8개월이 걸렸다”면서 “이번 대지진이 한신 때보다 피해규모가 월등히 크고 일본으로 자금환류가 더 오랜 기간 진행될 것임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원래 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 3분기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가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쪽에서는 현재 환율 여건이 한신 대지진 때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신 대지진 당시에는 미국경제 침체우려가 커지면서 약달러 정책이 강화되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미국경제 회복기대가 높아져 달러 약세정책이 점차 퇴조하리라는 것이다. 또 한신 대지진 때는 미일간 통상마찰로 엔화강세가 초래됐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통상정책이 일본이 아닌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다르다고 지적한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상당기간 엔/달러 환율은 80엔대 초반에서 교착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 상승 반전은 미 연준이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달러 정책을 표방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