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 확산 우려가 중국에서 ‘소금공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바닷물에 섞여 들어가면 앞으로 생산될 소금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고, 요오드 성분이 든 소금을 먹으면 방사선 피폭에 의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은 지난 16일부터 동부 연안인 산둥성, 저장성, 장쑤성, 광둥성, 푸젠성에서 일기 시작해 순식간에 베이징시, 산시(山西)성, 안후이성, 장시성, 쓰촨성 등 내륙으로 퍼져 나갔다.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은 17일부터 소금 사재기 현상을 낳은 ‘유언비어’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소금 사재기를 부채질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주요 도시의 대형 할인점은 물론 재래시장까지 소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소금 매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한 가게는 평소 하루 100포 정도의 소금을 팔았지만 17일 하루에만 일주일 분의 소금을 팔아치웠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상점 입구에 ‘소금 매진’이라는 글씨가 붙은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사재기 행렬에 밀려 소금을 구하지 못한 일부 식당은 당분간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졌다.
소금 사재기로 대체 상품인 간장 수요가 급증하는 등 공황 분위기는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아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연간 소금 생산능력이 수요량 800만t을 훨씬 초과하는 8000만t에 달하고 베이징 등 주요 도시가 2개월 이상의 소금을 비축하고 있어 기본적인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소금에 요오드 성분이 미량 함유된 것이 사실이지만 방사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정도를 먹으려면 매일 3㎏을 먹어야 한다며 소금을 먹어서 방사선 노출에 대비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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