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상품시장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상품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공포로 급락했던 농산물 가격과 구리 등은 17일 일제히 급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막대한 규모의 일본 재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리 등이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옥수수ㆍ밀 5개월래 하루 최대 상승폭=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뚝 떨어졌던 주요 곡물가는 글로벌 수요가 여전하다는 기대감으로 다시 올랐다.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인도분 옥수수 값은 전날 대비 30센트(4.9%) 오른 부셸당 6.4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날 5월 인도분 옥수수 값은 일본 원전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일 대비 19.5센트(3.1%) 내려갔으며, 장중 한때 6.08달러로 지난 1월 1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5월 인도분 밀도 전일 대비 48.25센트(7.3%) 오른 부셸당 7.1025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0월 8일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대였다.
5월 인도분 대두 가격도 전일 대비 48.25센트(3.7%) 올라 부셸당 13.3525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1월 12일 이후 두 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5월 인도분 원당 가격도 전일 대비 0.89센트(3.4%) 상승한 파운드당 26.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노스스타 커머디티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슐츠 수석애널리스트는 “수출 데이터가 호조를 보이며 글로벌 수요가 견조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곡물 수입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국제 곡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최대 옥수수 수입국 중 하나이며 세계 3번째로 큰 대두 수입국, 4번째로 큰 밀 수입국이다.
▶구리 10개월 만에 하루 최대 상승=한편 이날 구리값도 10개월 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값은 전일 대비 14.65센트(3.5%) 오른 파운드당 4.344달러를 나타냈다.
이번주 구리값 역시 일본 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중국 수요 등이 여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재건 사업에 쓰일 구리 등 원자재 수요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수데스나 안드레는 “일본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상품 시장은 패닉 상태였다”며 “단기적으로 볼 때 상품은 위험한 투자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일본 재건이 상품 수요 증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SBC의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스틸도 “일본 재건과 무너진 공장, 빌딩, 인프라 복구로 인해 막대한 원자재 소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의 애널리스트인 닉 브라운은 “특히 구리 등 비(卑)금속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재건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아연·알루미늄 등 다른 비철금속들도 강세를 나타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