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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파장우려 엔高 총력저지 ‘의기투합’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로 폭등한 엔화가치를 저지하기 위해 선진 7개국(G7)의 공조 합의를 얻어 18일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18일 오전 9시55분 현재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개장 이후 단숨에 2.02엔이 상승, 81.23~81.26엔대로 회복했다. 엔화 환율은 지난 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달러에 76.25엔까지 내려가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점이었던 1995년 4월 15일의 최저점(79.75엔)을 깨고 80엔대 아래를 돌파 했었다.


G7 재무 긴급회의서 타결

日 외환시장 직접개입

환율 80엔대 단숨에 회복

美 규모로 양적완화 가능


원전사태 최악으로 치달아

금융시장 불안감은 여전

한국엔 수출경쟁력 약화우려


일본이 한국시간 18일 오전 7시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과 화상 회의를 통해 외환시장 공조 개입에 대한 합의를 얻어내면서 일본은행은 외환시장 개입 물량도 제한없이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엔화 폭등 흐름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원전 상황이 최악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데다가 일본 증시가 대폭락 장세를 보이고 있어 여전히 일본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역플라자 합의 얻어낸 일본=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재무장관은 오전 7시에 가진 G7 회의에서 미국, 유럽중앙은행, 영국, 캐나다 등은 일본의 대참사를 맞아 일본과 함께 환율 공조 개입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본은행은 이에 따라 즉시 외환시장 개입에 들어갔고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은 총재는 일본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엔고 저지를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이번 G7 전화 회의를 앞두고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아무리 재난상황이라 해도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이 가져올 여파를 우려한 G7 국가들이 적극적인 공조 개입보다는 구두 지지를 보내 일본의 개입에 마지못해 청신호를 내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일본 측 주장대로 G7 국가
들이 각자 환시장에 개입해 엔화를 내다 팔고 달러화와 유로화를 사들이는 공조를 해준다면 엔화 환투기 심리는 쉽게 진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9월 15일에도 외환시장에 하루 2조엔이라는 사상 최대 물으로 82엔 선 붕괴 저지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제사회로부터 일본이 자국 기업 살리자고 엔화 가치를 실제 가치보다 인위적으로 낮춘다는 맹비난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와 비교가 안 되는 심각한 지진 재난과 G7의 협력까지 얻은 상황이어서 일본은행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대량으로 엔화를 풀고 달러화와 유로화를 팔아 엔화 가치를 안정시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G7의 공조 규모와 상관없이 일본은 엔고 저지를 위해 미연준의 6000억 달러 양적완화 조치 못지않은 돈을 풀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증시 폭락과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이미 14일 18조엔을 푼 것을 비롯해 이번주에만 총 55조6000억엔, 달러로 약 7000억달러를 풀어내 이미 유동성을 대방출한 상황이다.

한편 G7 공조의 규모가 일본 엔화를 선진 5개국이 일본에 압력을 가해 얻어낸 1985년의 플라자 합의, 반대로 엔고 저지에 합의한 1995년의 역플라자 합의에 비견되는 국제 환율 공조 수준으로 개입하게 될지는 향후 며칠간의 외환시장 흐름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융시장 여파 우려=국제 금융시장에는 요동치고 있는 엔화 환투기가 안정될 수 있어 이번 환개입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연준의 QE2 못지않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이 비상상황을 맞아 돈을 마구 풀게 되면 넘치는 유동성이 국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늘려 상품가격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또 지난 1995년의 역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장기 약세 흐름을 타면서 한국 등 경쟁수출국들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아시아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다른 수출중심 개도국에 미치는 중장기 파장은 우려할 만하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통신등은 이런 배경에서 G7 선진국 금융당국 역시 일본 엔화의 단기 불안정은 제거하면서도 동시에 일본의 수출경쟁력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일본의 엔화 가치 끌어내리기 개입을 용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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