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초부터 치솟는 물가 잡기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교과부가 앞장서 등록금 안정을 주문하면서 국립대 및 재정자립도가 우수한 대학들은 속속 동결을 발표하고 있지만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대부분 사립대는 전전긍긍하며 눈치만 살피고 있다.

14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2011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대학은 서울대, 부산대, 전남대, 경북대 등 국립대와 4년 연속 동결을 선언한 경남정보대 등 전문대를 포함, 20여개로 집계됐다.

전날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3년 연속 등록금 동결을 한림대의 허남순 부총장은 “최근 구제역과 조류독감, 물가상승 등 악재가 겹쳐 국내 경제여건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중산층과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돼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의 결정은 더디기만 하다. 11일 성신여대에 이어 이날 연세대가 2년만에 등록금 동결을 최종 확정했지만 다른 대학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립대 사례를 따르라’는 총학의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사립대는 등록금 구조와 학내 사정이 다른 만큼 신중하게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며 “등록금 문제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서 진통이 크다”고 속내를 밝혔다.

정부는 대학별 사정은 이해하지만 ‘선동결 후지원 원칙’으로 작년보다 많은 대학의 참여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200개 4년제 대학 중 115곳이 등록금을 동결했고 전문대교협 소속 146개 전문대 중에서는 96개가 동결 행렬에 동참했다.

이와 관련, 대교협은 지난 7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등록금 인상 자제 요청에 인상률 3% 이내 최소화로 화답했지만 정작 대학들은 난색을 표해 교과부 방침이 100% 먹힐지는 미지수다. 한 사립대 총장은 “국공립대는 교육기반조성사업 등을 동원해 재정에 도움을 받지만 사립대 입장에서는 동결이나 3% 억제 원칙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상윤ㆍ신소연 기자 @ssy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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